성폭행 피해자 개인정보 노출…민사소송 공탁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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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피해자 개인정보 노출…민사소송 공탁제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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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1.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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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로고.© News1 DB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 = 성폭행 가해자 측에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합법적으로 전달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피해자는 이 일로 2차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1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자 A씨는 자신의 주민등록번호와 집주소 등 신상정보가 가해자 측에 전달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A씨는 부산시청 공무원 B씨로부터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1심 법원은 A씨의 메신저 대화 내용과 진술 일관성을 근거로 B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후 B씨 측은 항소했고 A씨는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이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이 자신의 발목을 잡게 될지 몰랐다. B씨 측이 민사소송 과정에서 공탁을 통해 A씨의 신상정보를 합법적으로 확인해갔기 때문이다.

문제는 '공탁제도'였다. '공탁'이란 피고 측이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을 때 일정 금액을 '법원'에 맡겨 피해변제 노력을 증명하기 위한 제도다.

성범죄를 비롯한 형사소송에서는 피해자 측이 동의하지 않을 경우 피고인 측이 신상정보를 제공받을 수 없어 공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민사소송에서는 피해자의 동의 없이 신상정보를 확보하고 공탁을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성범죄 피해자들이 민사소송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A씨는 민사소송 중 B씨 측이 공탁을 걸기 위해 법원을 거쳐 자신의 개인정보를 확보한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형사사건 2심 재판부가 B씨 측이 민사소송에 공탁을 한 점을 이유로 형량을 1년을 감형하면서 그제서야 알게된 것이다.

A씨는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상대방 측에 제공될 수 있다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며 "민사소장에도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만 적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사소송을 제기한 내가 잘못했구나라는 자책감까지 든다"며 "지금이라도 민사소송법이 개정돼 두 번 눈물을 흘리는 성범죄 피해자가 없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사건 피해자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도 신상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지역 법무법인 로윈 김민중 대표 변호사는 "형사사건에서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보호되고 있는 취지를 고려하면 민사소송에서도 성범죄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보호되어야 함이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실제 이런 문제점들로 인해 성범죄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법률, 제도, 시스템 정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8년 한 성범죄 피해자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민사소송 판결서'에 신상정보를 비공개 해달라는 글을 올려 2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다.

당시 청와대 측은 "민사소송은 개인의 권리에 관한 다툼을 법적으로 해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송 당사자의 특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해 말 국회에는 판결서에 피해자의 성명과 주소 등 피해자의 신원을 알 수 있는 내용을 가리고 송달하는 '민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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